[탐사보도 뉴스프리즘] '아프간 협력자' 한국에 오다<br /><br />[오프닝: 이준흠 기자]<br /><br />시청자 여러분, 안녕하십니까?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,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,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! 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, 함께 보시죠.<br /><br />[영상구성]<br /><br />[이준흠 기자]<br /><br />지난달 26일부터 이틀에 걸쳐 아프간 협력자와 가족 390명이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. '특별공로자'였다가 '특별기여자'로 바뀌는 등 유례없던 일이라 법 개정까지 필요했는데요. 이들이 어떤 자격으로 한국 땅에 머무르게 되는 건지 먼저 홍정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.<br /><br />[한국 온 미라클 아프간인들…특별기여자? 난민? / 홍정원 기자]<br /><br />활주로는 아비규환입니다. 여기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공항입니다.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아프간 난민들에게 탈출은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.<br /><br />한국행 비행기 옆으로도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. 아프간 조력자들을 국내로 들여오는, '미라클 작전'입니다. 이들에게 붙여진 첫 이름은 특별공로자입니다.<br /><br /> "참고로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임을 말씀드립니다."<br /><br />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대한민국 인천. 긴장감은 마침내 안도감으로 바뀝니다. 그 사이 이름은 한 번 더 바뀌었습니다.<br /><br /> "특별공로자라는 명칭보다는 특별기여자로 법무부가 오늘 정했습니다."<br /><br />현행법에 없는 새로운 이름을 꺼내 든 겁니다.<br /><br />법 개정이 필요합니다.<br /><br /> "대한민국에 특별한 기여가 있거나 공익증진에 이바지한 외국인에게 체류자격(F-2)을 줄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고 있고…"<br /><br />비자가 발급되면 5년간 한국에 머물 수 있습니다. 직장도 가질 수 있고, 당연히 돈도 벌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 "일반적인 난민과 달리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를 도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난민보다는 더 좋은 지위와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…"<br /><br />설명은 이래도, 결국 인천 부평에 터 잡은 100여 명의 미얀마 난민들과 비슷한 수준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. 사실상 이름만 다를 뿐 난민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.<br /><br /> "유럽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난민 대신 특별공로자라는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우리도 다른 용어를 써서 국내 여론도 우호적으로 바꾸고…"<br /><br />실제 난민에 대한 국내 여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. 2018년 예멘 난민 논란이 대표적입니다.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찬성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.<br /><br /> "난민협약 이행하라, 난민협약 이행하라, 난민협약 이행하라!"<br /><br />반대 측에 균형추가 쏠린 게 사실입니다.<br /><br /> "(추방하라!) 추방하라, 추방하라, 추방하라!"<br /><br />논란 끝에 정부는 500명 가까운 예멘 난민 중 단 2명에 대해서만 난민 지위를 인정했습니다. 비율로는 고작 0.4%.<br /><br />난민이 아니다, 한국에 기여한 조력자라는 거듭된 정부의 설명은 결국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이었다는 해석입니다.<br /><br /> "마치 난민으로 인정을 받고 난민으로 체류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에 뭔가를 기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인식이…"<br /><br />일단 여론은 나쁘지 않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하나 남았습니다.<br /><br /> "난민법이 보장하는 권리들은 조금 어려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. 예를 들면 가족 결합 원칙 같은 건 어려울 것 같고요."<br /><br />난민이지만 난민은 아닌 특별기여자들이 아프간에 남겨둔 가족들을 데려오겠다며 난민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경우, 또 한 번 이들을 놓고 난민이냐 아니냐의 뜨거운 논쟁이 예상됩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.<br /><br />[코너:이준흠 기자]<br /><br />2001년 '아프간 전쟁'에 우리나라도 비전투부대를 파병하면서 아프간은 한국 외교사에 본격 등장했습니다.<br /><br />그리고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피랍사건, 기억하실 겁니다. 정부 경고를 무시하고 23명이 선교하러 갔다가 탈레반에 붙잡혔는데요.<br /><br />수백억 몸값을 치른 뒤에야 이들은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었는데, 이 때문에 허가 없이 여행금지국가에 가면 징역까지 살 수 있게 법이 바뀌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이 아프간의 정식 명칭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'공화국'이었습니다.<br /><br />탈레반이 장악한 이후에는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'토후국'으로 바뀌었습니다.<br /><br />부족의 수장이나 실력자가 지배하는 국가가 된 것입니다.<br /><br />탈레반은 '학생'이라는 뜻인데요. 이슬람 성직자 무함마드 오마르가 학생 50명을 데리고 조직한 민병대가 시초입니다.<br /><br />아프간 최대 민족, 파슈툰족의 민족주의를 앞세워 2001년까지 아프간을 지배했지만, 엄격한 이슬람 율법 정치로 비난받았는데요.<br /><br />결국 9·11테러의 배후자 오사마 빈라덴에 대한 신병 인도 요구를 거부하다 아프간 전쟁으로 붕괴했습니다.<br /><br />친서방 민주정부를 세우고, 군경을 훈련시켜 탈레반 잔당을 소탕할 때만 해도 미국은 이 전쟁이 20년 동안 이어질 줄은 몰랐을 겁니다. 어찌나 길게 느껴졌는지 '영원한 전쟁'이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.<br /><br />끈질기게 버티며 세력을 키워온 탈레반, 끝내 8월 15일 대통령궁을 장악하며 승리를 선언했고, 미국은 8월 30일 밤 11시 59분, 철수 시한 1분을 남기고 마지막 수송기를 띄웠습니다.<br /><br />현재 아프간에서는 탈레반 정권에서 살 수 없다며 탈출 행렬이 잇따르고 있는데, 특히 여성들의 불안이 큽니다.<br /><br />탈레반이 샤리아법이라는 이슬람 율법을 따를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1970년대 카불 시내에서 찍은 사진입니다. 복장이 세계 어느 도시인과 별반 다르지 않죠? 하지만 샤리아법에 따르면 여성들은 온몸을 뒤덮는 부르카를 입어야 하고, 학교를 갈 수 없고, 남성 가족 없이는 밖에 다니지도 못합니다.<br /><br />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.<br /><br />미군이 떠나며 생긴 힘의 공백 속, 내전은 물론 무장세력 간 세력 다툼까지 불붙고 있습니다.<br /><br />탈레반과 반탈레반 저항 세력의 전투가 시작됐고요,<br /><br />알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도 다시 모여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카불 공항 등 현지 곳곳에서 발생하는 테러, IS-K의 소행으로 알려지...